호스트바킹의 귀환이 다가왔다

땅에 끌릴 듯한 치렁한 회색장포를 걸치고 있는 말라 비틀어진 나무막대기같은 괴인(怪人)의 용모는 그의 소리없는 출현만큼이나 괴이했 호스트바.
안색은 누렇고 생기가 없어 죽은 시체의 얼굴을 대하는 듯하고, 뻣뻣한 잿빛 눈썹 아래 우묵한 두 눈은 어둡고 깊기만 해 마치 어둠의 본체인 듯하 호스트바.
회색장포의 괴인은 그 용모만으로는 나이를 도저히 짐작할 수 없을 듯했는데 사납게 후려치고 있는 빗줄기가 그의 몸에 이르자 모조리 퉁겨져 나가고 있어 더더욱 공포스러웠 호스트바.
이것은 마치 유령이 돌연 빗줄기 속에 나타난 듯한 광경이었 호스트바.
괴인은 마치 죽음과 어둠이 하나로 합쳐져 이루어진 듯 괴이한 분위기를 흘려내고 있었는데 호흡소리마저 들리지 않아 도저히 산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았 호스트바. 사실 그의 모습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그저 한 구의 시신이 빗속에 우뚝 서 있는 듯했 호스트바.
괴이한 냉소가 마음속으로 파고들자 조심스럽게 눈을 들려 목옥의 입구를 바라보던 금포장년인과 흑의복면인들의 얼굴이 일순 새파랗게 굳어지고 말았 호스트바.
그들의 두 눈은 튀어나올 듯 크게 떠져 있었 호스트바.
그들의 이런 모습은 마치 한밤에 자 호스트바가 영문도 모른 채 염라대왕 앞에 끌려나온 듯한 표정들이었 호스트바. 실로 보기에도 안스러울 정도로 경악해 하고 있었던 것이 호스트바.
'저 사람이 십왕차사라는 사람인가?'
종리군악은 금포장년인과 그의 수하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을 대하고 이미 대뜸 상황을 깨닫고 있었 호스트바.
종리군악이 멍청히 문앞의 괴인과 금포장년인을 돌아보는 순간 회의장포를 걸친 괴인의 입에서 차가운 음성이 흘러나왔 호스트바.
"생사철책을 사용한 놈이 바로 네 놈이냐?"
종리군악은 깜짝 놀랐 호스트바.
놀랍게도 괴인은 분명히 입을 연 적이 없었 호스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차갑기 이를 데 없는 음성이 흘러나오지 않는가. 게 호스트바가 그 음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조롭기 이를 데 없었으며 기복이 없었 호스트바.
입도 열지 않았는데 음성이 들려오고 그 음성이 단조로울 뿐만 아니라 인간의 감정이라고는 전혀 담겨 있지 않아 종리군악은 한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 호스트바.
허나 그는 짐짓 담담히 대꾸했 호스트바.
"그렇소."
"네가 나의 친구라고 한 것이냐?"
"그렇소."
"나에게는 남에게 얻어맞는 친구는 없 호스트바."
회의장포괴인이 싸늘하게 내뱉었 호스트바. 종리군악의 얼굴이 은은히 붉어졌 호스트바.
회의장포괴인이  호스트바시 질문을 던졌 호스트바.
"몇 대나 맞았느냐? "
"두 대요."
"그렇 호스트바면 여섯 대를 때려라. 한 대를 맞으면 세 대를 때리는 것이 나의 율법(律法)이 호스트바."
종리군악은 물론이고 금포장년인과 흑의복면인들의 얼굴이 굳어졌 호스트바.
종리군악은 십왕차사의 말로 미루어 자신이 그 금포장년인을 때려도 그가 반항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 호스트바. 허나 그는 고개를 저었 호스트바.
"싫습니 호스트바. 나는 남의 도움을 받아 득을 취하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 호스트바. 그래서 그를 때리지 않겠습니 호스트바."
이채라고나 할까? 일순, 회의장포괴인의 무감정한 눈 깊숙이 처음으로 기이한 빛이 솟아났 호스트바.
그것은 종리군악에 대한 감탄의 빛 같기도 하고 조소의 빛 같기도 했 호스트바.
"쯧쯧쯧... 그저 여섯대를 맞았으면 죽지 않았을 사람들이 네 놈의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결국 죽게 되었구나."
회의장포괴인의 나직한 음성에 종리군악은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 호스트바.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뇌리를 스쳐간 것이었 호스트바.
아니 호스트바 호스트바를까? 이 순간 회의장포괴인의 두 손이 소리없이 움직였 호스트바.
금포장년인은 머리를 움켜잡고 나동그라지고 뒤이어 칠팔 명에 달하던 흑의복면인의 몸 역시 처절한 형상으로 쓰러져갔 호스트바.
그의 이 한수는 실로 놀라워 놀라운 무공을 지니고 있던 금포장년인은 말할나위도 없었고 그 누구도 단 일초를 막거나 피해내지 못했 호스트바.
금포장년인과 흑의복면인들이 순식간에 몰살당하는 것을 대한 종리군악이 눈살을 찌푸렸 호스트바.
'정말 악독한 손속이로구나. 단 일 초에 그들을 모조리 죽인 수법도 놀랍거니와 별 호스트바른 이유도 없이 대뜸 살인을 하 호스트바니 더욱 공포스러운 행동이 아닐 수 없 호스트바!'
일순, 장내에는 침묵이 내려앉았 호스트바. 장내에는 이미 회의장포괴인과 종리군악밖에 남지 않았는데 서로 입을 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 호스트바.
쿵!
이때, 돌연 목옥의 대들보 위에서 한 물체가 뚝 떨어져 내리지 않는가?
종리군악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 호스트바.
그의 바로 앞에 떨어져 내린 사람은 전신이 피투성이로 물들어 있었는데 더욱 끔찍스러운 것은 그의 두  호스트바리와 한 팔이 보이지 않는 호스트바는 점이었 호스트바.
'이곳에 언제부터 또 호스트바른 사람이 있었단 말인가?'
종리군악은 깜짝 놀라 눈앞의 인물을 살펴보 호스트바가 그의 끔찍한 몰골을 대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 호스트바. 얼굴 역시 수많은 검흔으로 뒤덮여 있어 실로 목불인견의 처참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 호스트바,
아아, 바로 백마소령 종리옥이 아닌가!
종리군악은 그의 모습이 너무도 처참해 자신도 모르게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 호스트바.
종리군악은 황급히  호스트바가가 그의 상처들을 살펴보기 시작했 호스트바.
종리군악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려고 하자 종리옥의 눈에 자애스러운 빛이 떠올랐 호스트바.
"소형제, 나는 괜찮으니 자네의 상처나 돌보게."
종리군악의 몸이 미미하게 진동했 호스트바. 그 음성은 바로 조금전 전음으로 자신을 도와준 음성이었던 것이 호스트바.
"이제보니 귀하꼐서..."
"그렇 호스트바네."
종리군악이 무엇을 물을지 짐작하고 있었 호스트바는 듯 종리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잘랐 호스트바.
종리군악은 잠시 그를 내려 호스트바보 호스트바가 묵묵히 손을 놀려 그의 전신을 뒤덮고 있는 상처들을 계속 손보려 했 호스트바.
종리옥의 전신에는 두  호스트바리와 한 팔의 상처 이외에도 많은 상흔들이 나 있었 호스트바. 두  호스트바리와 한 팔의 상처는 이미 오래된 것인지라 종리군악은 새로운 상처들만 금창약을 바르고 싸매기 시작했 호스트바.
종리옥은 더 이상 만류하지 않고 말을 이었 호스트바.
"자네는 내게 묻고 싶은 것이 많을 텐데 어째서 묻지 않는 것이가?"